검찰 발표의 사회적 설득력은 빵점!

[편집 전 칼럼]


검찰이 한명숙 전 총리에 대해 피의자 심문이 없었음에도 불구속 기소를 하겠다고 한다. 대한민국에 망조가 들어도 유분수지 피의자로 지목받고 있는 정치인이 공개적으로 검찰을 비판하면서 소환에 불응하는 상황에 강제 소환에 나서지도 못하는 검찰을 보고 있자니 대한민국 검찰의 처지가 한편 불쌍하기도 하고, 신빙성 없는 피의 사실과 수사 계획이 언론에 대서특필되는 상황을 맞아 검찰은 언론에 밝힌 적이 없다고 비루한 변명밖에 할 수 없는 모습에서도 보이듯이 오늘날의 검찰을 보고 있자면 국가적 망조가 남의 일이 아니다. 한마디로 대한민국 엘리트의 수치이고 공권력의 부재다.

뇌물죄는 받은 이도 형사 처벌감이지만 뇌물을 제공한 이 또한 공여죄로 처벌받는 범죄다. 이런 식의 수사라면 누구라도 특정 공직자를 지칭해 언제 어디서 얼마를 주었다 주장하면 언제든지 피의자를 만들고 명예를 훼손할 수 있지 않겠느냐는 생각이 들 정도로 검찰의 한 전 총리에 대한 수사는 최소한의 신빙성이 없다. 왜냐하면 돈을 주었다는 인물은 이미 횡령 혐의로 구속되어 있는 사람이고 그 범죄 혐의 또한 작지 않은 사람일뿐더러 한명숙 전 총리와 걸어온 길이 너무도 다른 사람이기 때문이다. 돈을 언제 어디서 어떻게 주었다는 공여자의 일방적인 정황 증언이 중요한 게 아니라 과연 돈을 주고 받을만한 최소한의 관계가 있을만한가에 대해 국민은 의심의 눈길을 거두지 못하는데, 검찰과 언론의 주장에는 이 부분에서 도대체 접점이 없다. 그만큼 두 사람은 너무도 다른 인생을 걸어왔기 때문이다.

스스로 범죄 행위인 뇌물공여를 했다고 자백하고 나선 곽영욱이란 인물과 이와 떼어놓을 수 없는 인물인 이국동 전 대한통운 사장은 현재 구속 수감 중이다. 사장과 지사장으로, 전임과 후임으로 연이어 대한통운의 사장으로 근무했던 두 사람이 모두 법정 관리 상태였던 대한통운에서 수백억 대의 돈을 횡령해 개인적으로 착복했다는 것이다. 그나마도 거액의 횡령 혐의로 구속되어 가중 처벌이 예상되는 피의자가 왜 자신의 형량이 늘어날 진술을 하게 되었을까 하는 의문이 안들 수 없는 대목이다.


1940년생인 곽영욱 씨는 충남 금산 출생으로 전주고를 졸업했고, 한 전 총리는 1944년 평양에서 출생해 서울 정신여자고등학교를 졸업했다. 연세대를 나온 곽 사장과 이화여대를 졸업한 한 전 총리가 혹시라도 대학 시절에 신촌의 어떤 골목에서 미팅이라도 한번 했는지는 모르겠지만 객관적으로 볼 때 이들의 인생은 전혀 다른 길을 걸어왔다. 연세대 경영학과를 졸업한 곽 전 사장이 1964년에 대한통운에 입사해 줄곧 대한통운에서 근무해온 것과 달리, 67년에 이대 불문학과를 졸업한 한 전 총리는 민주노조운동의 일환으로 창립된 한국크리스챤아카데미의 간사로 74년부터 활동하다 유신 독재가 막바지 기승을 부리던 79년에 구속 수감되는 등 우리 시민운동과 여성운동의 산 증인으로 살아왔다. 77년 한신대에서 신학으로 석사, 85년에는 이화여대에서 여성학으로 석사 학위를 취득하는 등 학업 또한 지속해온 한 전 총리는 곽 전 사장이 대한통운의 사장으로 취임하던 1999년에 참여연대의 공동 대표가 되었다. 한마디로 참 다른 인생을 걸어온 것이다.

충청권 명사들의 모임인 '백소회'에 열심히 참여했다고 전해지는 곽 전 사장은 전주고 출신 언론인 모임인 '전언회'의 고문으로 재정적 지원 또한 많이 해온 사람으로 알려져 있다. 그래서인지 이번 추문에서 J, K로 거론되는 이들이 모두 전주고 출신들이다. 인간이 살아가면서 꼭 직접적 관계로 인맥이 맺어지는 것은 아니기에 이들 거론되는 인물들을 통해서라도 인사를 나누는 경우 또한 없다고 말할 수는 없겠지만 이는 성장하면서 고락을 함께해온 관계와는 전혀 다른 조심스런 관계일 것이고, 인간관계나 주변 환경이 한 인간의 습성과 행태를 어느 정도 좌우하게 되는 것이 맞는다고 한다면 두 사람은 너무도 다른 환경에서 사회적 성장을 해왔다는 것이기에 따라서 가치관이나 일처리 스타일 또한 크게 다를 것이라는 말이다.

두 사람은 1999년도에 각각 대한통운 사장과 참여연대 공동대표가 되었다. 참 다른 성격의 자리다. 당시는 IMF 외환 위기로 동아그룹이 대한통운을 분리하는 과정이었고, 한 전 총리가 16대 국회의원으로 국회에 등원한 해인 2000년도 11월에 곽 전 사장은 법정관리인으로 대한통운의 사장을 유지하게 된다. 오늘날 횡령 혐의로 구속된 이국동 전 대한통운 사장 또한 당시 부산지사장으로 근무하게 된다.

이후 한 전 총리는 여성부 장관, 환경부 장관을 역임했고 대한민국의 국무총리에 올랐다. 2000년 이후 2007년 3월 국무총리를 퇴임할 때까지 줄곧 공직에 몸을 담아온 것이다.


곽 전 사장이 대한통운 법정관리인에서 물러난 시기는 2005년 6월이고, 한 전 총리가 퇴임한 이후인 2000년 4월에 그는 한국남동발전의 사장이 된다. 2008년에 대한통운은 금호아시아나 그룹에 편입되었지만 이 과정에 곽 전 사장은 관련이 없었다. 그의 후임자였던 이국동 전 사장은 아시아나공항개발 사장으로 취임했고, 2008년 10월에 국토해양부장관 정책자문위원, 2008년 11월에는 상공회의소 물류위원회 위원장이 되었다.

2000년부터 2005년 사장에 취임하기 전까지 부산지사장으로 재직했던 이 전 사장은 2007년도까지 229억 원대의 횡령을 했고, 2000년도부터 이 전 사장의 취임 전까지 사장으로 재직했던 곽영욱 전 사장 또한 150억 원대의 회사 돈을 횡령했다는 것이고, 이 자금의 사용처를 추적하던 중에 참여정부 실세 정치인에게 금품을 제공했다는 의혹도 있어 수사를 한다는 것이 검찰의 입장이지만, 국민의 한사람으로서 업무상 횡령의 공소시효가 7년임을 감안할 때 늦어도 한참 뒤늦은 수사에도 유감이지만, 수백억을 수년 동안에 걸쳐 횡령해온 사람과 한 전 총리의 정서적 공감대와 이해관계는 과연 무엇이었을까 생각해보지 않고 구체적 증거 없이 횡령 혐의자의 증언에만 기대어 대한민국의 전직 국무총리를 수사하겠다고나서는 모습은 더욱 유감이다.

수백억 원의 횡령액 중에서 당시 금액으로 5천만 원에 모자라는 돈을 떼어내 달러로 바꿔 대한민국의 국무총리에게 총리 공관에서 직접 주었다, 또는 두고 나왔다는 증언만으로 졸지에 대한민국의 전직 국무총리가 피의자 신세가 되고 언론에 의해 명예를 훼손당해도 되는가?

검찰은 이에 대해 먼저 답변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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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12/14 18:44 2009/12/14 18: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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