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조용하던 조선일보가 오늘 "한명숙 전 총리 공관서 있었던 이상한 오찬"이라는 제목의 사설을 하나 써댔다. 아마 한명숙 전 총리에 대한 일련의 진행과정에서 마침내 정세균 민주당 대표의 실명이 거론되니 얼씨구나 싶었나보다. 더군다나 제1야당의 대표다! 그런데 사설 내용 중 "그 오찬에 총리, 민원인, 주무 장관, 민원인의 고교 선배가 모였었고..."라는 부분에 이르러서는 유감이다. 헛웃음 정도가 아니라 시쳇말로 "빵 터졌다"라는 네티즌 용어가 생각날 정도로 웃음이 터져 나왔기 때문이다. 역시 일등신문답다!
식사를 함께한 바로 그 다음 달인 2007년 1월에 비록 최종 면접에서 탈락했지만 석탄공사 사장 최종 후보 3배수 안에 포함되었을 정도의 인사가 민원인? 그러니까 곽 전 사장이 공기업 사장이 되고 싶다고 행정 기관에 민원을 넣었으므로 민원인(民願人)의 신분이라는 것인데, 조선일보가 이젠 웃겨도 보통 웃기는 게 아니다. 그것도 애송이 기자의 기사도 아닌 사설이다!
진안 출신인 정세균 민주당 대표는 전주 신흥고를 졸업했다. 평양 출신인 한명숙 전 총리가 남자 고등학교 나왔을 리는 만무일 터이고, 다만 전주 출신인 강동석 전 장관이 충남 금산 출신인 곽 전 사장과 고교 동문으로 전주고 2년 선배였다지만 이를 들어 "인사청탁 자리였다는 의구심이 들지 않을 수 없다."라고 논리를 확장하는 수준으로는 어디 대입 논술 시험이라도 제대로 칠 수 있을까? 총리 공관에 모여앉아 밥이라도 한술 뜨려면 조선일보 기자가 합석하거나 최소한 한나라당 의원 몇 명이라도 함께 해야 한다는 것인지 뭔지... 그 논리가 해괴하기 짝이 없는 이 사설은 수준 높은 조선일보 애독자들만 그 깊은 뜻을 알 수 있는 추리소설이다.
핵심은 우선 돈을 받았느냐 안 받았느냐, 그리고 한명숙 전 총리가 인사 추천권자인 정세균 당시 산업자원부 장관에게 부당한 영향력을 행사했느냐 아니냐다. 그걸 증명할 책임은 일차적으로 검찰에 있고, 그걸 검찰이 객관적으로 증명하지 못하면 조선일보의 폐간만으로 끝나겠는가? 대한민국 수구 기득권의 종말이 올 것이다. 대통령도 좌지우지하는 일등신문 조선일보의 자존심이 있지, 말 잘 듣는 검찰을 사시 동기별로 줄 세워 얼차려를 줘서라도 범죄로 성립시켜야 하는 것 아닌가? 지금 이런 시답잖은 사설 쓸 시간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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