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대기업은 모두 비슷하다. 회사 사옥을 신축하려면 아예 건설회사를 만들어 건설에 나서고 이후에는 이 건설부문 또는 계열 건설회사가 자생하기 위해 아파트 건축 분야에 매진하는 식으로, 돈이 되는 곳이면 분야를 가리지 않고 뛰어드는 것이다.
대한통운은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물류업체다. 항공사를 소유한 한진이 소비자 택배 시장에 선도적으로 나서는 바람에 물류 전문 기업으로서 새로운 시장의 선도자 역할은 놓쳤지만 뒤늦게나마 소비자 택배 시장에도 참여하고 있는 대한통운은 우리 물류 시장에서 그야말로 큰손이다. 특히 원자재 분야 등 대규모 물류에서는 거의 독보적인 존재라 할 수 있을 것이다.
대한통운이 물류에만 치중했느냐하면 그건 아니다. IT 분야를 분사해 계열사를 만들기도 하고 인터넷 쇼핑몰, 부두 운영, 심지어는 리비아 대수로 건설 공사에도 나섰고, 2008년 금호그룹에 편입된 이후에는 금호렌터카를 인수해 렌터카 사업도 하고 있다.
따라서 대한통운의 경영자는, 아니 현대적 기업의 경영자 모두에게 요구되는 소양은 특정한 업종에 국한된 전문적 지식보다는 세상의 변화를 미리 읽을 수 있는 감각과 통찰력, 조직 역량의 극대화를 위한 인력과 자원의 재배치 등 일종의 조직 코디네이터 역할이 무엇보다 요구되는 세상인 것이다. 근대적 기업에서 경영자에 요구되던 리더십이 수직적이고 카리스마적인 지도력이었다면 현대의 기업에서 경영자에게 요구되는 리더십은 보다 수평적 사고로 접근해 조직 내에서의 경쟁을 통한 자발적 역량을 얼마나 불러일으킬 수 있는 능력이 있느냐가 중요한 자질이 되었다고 보아도 좋을 것이다.
그런 점에서 대한통운의 경영자였던 사람이 석탄공사나 남동발전의 경영자로서 왜 거론되고 발탁되었는지 묻는 것은 의미가 없는 일이다. 곽영욱 전 대한통운 사장의 임기에 대한통운은 리비아 대수로 건설 공사를 인수해 경영했는데 그렇다고 그를 건설회사 경영자라고 말하기 힘들듯이 업종 경력만을 따져 경영자를 선택하는 세상이 아니라는 말이다.
석탄 산업 합리화 이후 예전의 위상과는 많이 달라졌지만 석탄공사는 모두 알듯이 우리 석탄 산업을 이끌고 있는 공기업이다. 대한통운은 석탄 운송에서도 큰 손이다. 한국남동발전은 한전의 발전 분야 중 일부를 떼어내 만들어진 회사로서 여섯 개의 발전소를 운영하고 있고 한 개의 발전소를 건설하고 있다.
삼천포, 영흥 화력 발전소는 순수 유연탄을 원료로 발전을 하고 있고, 영동화력은 석탄과 중유의 혼합, 여수화력은 벙커C유, 분당복합화력발전소는 LNG를 연료로 사용하고 있다. 이외에 양수발전 방식으로 무주양수발전소가 운전 중에 있고, 예천양수발전소를 건설하고 있다.
따라서 곽영욱 전 대한통운 사장이 관련 없는 업종인 석탄공사 사장의 후보가 되거나 남동발전의 경영자로 왜 선택되었느냐고 묻는 행위는 정치적으로 악용하기 위한 입놀림일 뿐이고 국민의 의식 수준을 우습게 아는 행위일 뿐이다. 그 회사들은 물류와 뗄 수 없는 관계가 있기도 하거니와 전혀 관련이 없다 해도 기초적 경영 능력의 검증이 있었다고 한다면 전혀 문제될 것이 없다.
그런 논리의 연장이라면 건설회사 사장 출신이 어떻게 대한민국의 대통령이 될 수 있었는가? 입에 걸레만 물지말고 자신의 양심에 물어보았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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