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인터넷 매체인 민중의 소리, 프레시안 등에 대검찰청의 반론 보도 기사가 검색된다. “MB 인맥이 용산 참사 수사본부장”인 점에 대해 보도한 것을 두고 대검찰청이 반론을 보내왔다며 이를 기사로 게재한 것이다.
대검찰청의 반론문을 읽어보면 시울중앙지검 형사3부 정병두 1차장 검사를 ‘용산 참사 수사본부장’에 보임한 것은 적절한 결정이었으며, 정 검사가 대통령직 인수위에 파견 근무한 것은 인사명령에 따른 것이므로 정병두 검사를 “MB측근”, “MB사람” 등으로 지칭하여 보도한 것은 수사팀의 신뢰성에 흠집을 내려는 의도로 해석할 수밖에 없으므로, 수사의 공정성을 의심하게 하는 문제의 기사에 대하여 적절한 조치를 요구하고 있다.
정병두 검사가 2006년, 당시 이명박 시장의 황제테니스 사건을 무혐의 처리 하면서 함께 이해찬 전 국무총리의 3.1절 골프사건 또한 수사하였지만 이에 대해서도 무혐의 처분한 것을 들어 그가 이명박 대통령의 측근이 아니라는 것이다.
그러나, 테니스 한번 치는데 2,000여 만원이 들고 이를 제3자가 지급했던 황제 테니스 사건과 이해찬 전 국무총리의 3.1절 골프 사건이 사법적으로 어떤 일치점이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봐라 정치적으로 반대편인 사람의 사건도 무혐의 처리했지 않느냐” 는 식의 말로 MB측근이 아니라고 근거를 삼는 것은 어쩌면 대검찰청의 대변인 검사 자격을 의심하게 할 뿐이다.
일반인의 상식으로 테니스 한번 치는데 이런 비용이 든다는 것도 황당하지만 제3자가 비용을 냈다는 점에서도 이해가 가지 않을 사건을 무혐의 처리한 것이 자랑도 아닐 텐데 이를 다시 들춰내면서까지 대검찰청이 반론을 한다는 것은 어쩌면 궁색하다 아니할 수 없기 때문이다.
더듬어보면, 이해찬 전 국무총리의 3.1절 골프 사건은 검찰의 무혐의 처리에서 끝나지 않았으며 이를 보도한 매체는 결국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서 패소했다.
3.1절에 골프를 쳤다는 구체적 사실에서 나아가 무언가 비리가 있었을 것이라는 인상을 주는 기사를 작은 매체가 만들고, 이 기사를 전제한 대형 보수 매체들이 떼거리 식으로 보도해 정치적 살해를 저지른 게 어디 한두 번인가?
전해 듣자니, 이해찬 전 국무총리가 폭설 피해지를 방문하여 식사 중에 복분자주 몇 순배 한 것을 “양주파티”로 호도한 언론은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서 패소했지만 아예 발행인을 바꾸는 등의 방법으로 배상금 지급을 회피하고 있다고 한다. 이 기사 또한 원래의 매체만 보도한 것이 아니다.
산불, 수해 등의 천재지변을 미리 알지 못하고 골프장에 간 것을 두고 대서특필 흠집을 내온 보수 언론은 하필이면 광복절에 일본에서 골프를 친 사건이나, 국정감사 기간에 국방위 소속 한나라당 의원들이 피감기관의 시설인 해병대사령부 골프장에서 그 것도 평일에 골프를 치다 화장실로 대피하는 부끄러운 모습을 얼마나 보도했는가?
골프를 의사가 권유해 단순한 운동으로 쳤느냐, 아니면 로비의 장소로 골프장을 활용했느냐 하는 문제는 분리해 생각해야겠지만 어쨌든 골프에 대한 좋지 않은 국민 정서 등을 교묘히 이용해 역량에 맞지 않는 정치적 이득을 본 집단은 오늘날 집권에 성공했다.
대통령직 인수위원회에 전문위원으로서 참가한 것은 대검찰청의 반론문에서처럼 공무원으로써 인사발령에 따른 것이었다는 점은 사실 그 자체에 있어서만은 틀림이 없겠지만, 대통령직 인수위원회 전문위원으로 추천할 때는 나름대로의 고견이 있었을 것이고, 검찰총장이 추천한다고 새로운 정권의 인수위원회가 무조건 받아들였다고 믿을 국민이 과연 얼마나 될 것인지 대검찰청 대변인은 스스로에게 반문해 보아야 할 것이다.
이보다는 용산 참사가 일어난 직후 본부장에 임명되자마자 희생자들의 시신을 유가족들의 신원확인 절차와 동의도 없이 비공개적으로 부검토록 지휘하여 신뢰성에 흠집이 난 것을 걱정해야 할 검찰이, 이런 이해하기 힘든 논리의 비약으로 대통령의 측근인지 아닌지를 다투면서 언론의 보도에 그야말로 ‘적절한 조치’를 요구한다는 것은 국민의 의식 수준을 그야말로 우습게 보는 행위일 뿐이다.
바라건대, 대한민국 검찰은 황제테니스 무혐의와 3.1절 골프 무혐의를 단순 대비하여 측근이냐 아니냐의 근거로 사용해도 좋은 것인지 스스로에게 자문해보기 바란다.
반론이 말하는 것이 공평무사한 사건의 처리를 강변하는 것이라면, 지난 일을 일컬을 필요도 없이 정병두 검사나 대검찰청이 이번 용산 참사 사건 직후 하루도 지나기 전에 유가족의 신원 확인이나 동의도 없이, 유가족 측이 추천하는 의사의 참관도 없이 시신을 급히 부검하게 된 과정에 대하여 해명부터 해야 할 것이다.
모든 사건은 그 하나로서 사법적 완결성을 가져야 하는 것이지, 사건을 단순 대비하여 또 다른 무엇에 대한 증명으로 활용할 수도 없을뿐더러 인용되어서도 안 된다.
이러면 정치가 되니 말이다.
-대검찰청 반론 전문-
금일자 귀사 보도와 관련하여 다음과 같이 검찰의 입장을 밝힙니다.
귀사는 오늘 “용산 철거민 사망 사건”과 관련하여 정병두 수사본부장의 과거 경력 때문에 수사의 공정성이 의심된다는 취지의 보도를 하였습니다.
이 사건은 사건의 성격과 규모 등을 고려하여 많은 수사인력을 갖춘 서울중앙지검에서 수사하기로 결정한 것으로, 강력·폭력·방실화 사건 등을 담당하는 형사 3부에서수사를 하게 됨에 따라 형사3부를 지휘하는 정병두 1차장검사가 수사본부장을 맡게 된 것입니다.
더욱이 현재 서울중앙지검은 최근 검사 정기인사로 인하여 2,3차장검사가 공석인 상태여서 차장검사로는 정병두 1차장검사만 보임되어 있는 상태입니다.
뿐만 아니라 정병두 차장검사가 현 정부 출범당시 대통령직인수위에 파견근무한 것은 공무원으로서 인사명령에 따른 것일 뿐입니다.
정병두 차장검사는 이해찬 전 국무총리의 소위 “3·1절 골프사건”도 수사하였고, 그 사건 역시 이명박 대통령의 “테니스 사건”과 같은 날 혐의 없음 처분하였습니다.
귀사도 이러한 사정을 잘 알고 있을 것이므로 정병두 차장검사를 “MB측근” “MB사람” 등으로 보도한 것은 수사팀의 신뢰성에 흠집을 내려는 의도로 해석할 수밖에 없습니다.
귀사의 보도에 대하여 깊은 유감을 표명하며 문제의 기사에 대하여 적절한 조치를 취해 줄 것을 요구합니다.
2009년 1월 21일
대검찰청 대변인 검사 오세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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